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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따라나선 길 바람 따라나선 길 바람의 속삭임에 이끌려 돌고 도는 일상을 탈출합니다 초록 물견 일렁이던 바스락거림에도 억새의 향긋함이 코앞에 머울고 어느새 은빛 억새꽃이 물거품처럼 밀려옵니다 너도나도 추억 길 쓸며 걷는 억새밭 울긋불긋 곱게 단장한 인파에 물들이며 길을 내어 소란하고 까르르 웃음소리에 억새꽃이 날립니다 계절과 계절의 만남은 늘 고향 같은 향수에 젖게 하고 추억의 길이 되어 지친 삶의 활력을 넣어주는 행복이 피어나는 계절 다시 누군가의 가슴을 만져줄 그리움을 날리며 석양빛에 반짝이는 억새꽃 흔들리는 이유는 억새와 바람이 손잡고 춤추기 때문입니다 오늘 나는 바람과 억새와 무도회를 즐기고 억새꽃 피날레로 추억을 장식하며 막을 내립니다 박명숙 2020. 4. 2.
잊지 말아야 할 것들 잊지 말아야 할 것들 말은 하되 침묵 지키는 것을 잊지 말아햐 하고 남을 비판하되 아량 베푸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하며 욕심을 부리되 만족하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화를 내되 온숨함을 잊지 말아야 하고 도움을 받음에 도움을 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하며 성급히 서두르되 여유를 잊지 말아야 합니다 일을 하되 휴식을 하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하고 기쁨음 누리되 슬픔을 잊지 말아야 하며 귄위를 부르되 겸손하게 행동하는 것을 잊지 말아야합니다 풍족함에 부족함을 잊지 말아야 하고 쾌활하되 정숙함을 잊지 말아야 하며 권리를 주장하되 의무를 잊지 말아야 합니다 먼 곳을 보되 가까운 곳을 보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하고 부를 누리되 빈을 잊지 말아햐 하며 자유를 누리되 타락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친구를 사귀되 적을 잊지 말.. 2020. 4. 1.
당신이라는 사람 당신이라는 사람 당신이라는 사람은 나의 삶에 유일한 욕심이었고 그리움 또한 사치 였음을 안개비 내리듯 소리없는 무언의 끌림으로 마음 잃어가는 들리지 않는 허무의 소리에 사랑의 몸살로 몇 날 또 불멸의 밤으로 갈까 당신의 그릇이 너무 커 작고 초라한 나는 담을 것 없어 항상 그늘진 모퉁이에 서성대가사 그냥 바라볼 수 있음에 기도로 마음으로 그리움의 끝으로 당신을 보내는거야 나의 생에 있어 당신이라는 사람은 꽃이었고 별이었고 시였음을 그리고 마지막 목숨에서도 날 서글프게 안고 가는 그리움의 싹이 되리라는 걸 난 아는거야 당신이라는 사람 잊어질까 황순정 2020. 3. 24.
새벽의 단편 새벽의 단편 어느 긴 밤 좋아하는 편지지를 앞에 놓고 안았던 그때는 좋은 시절이었습니다 그 오래된 시절이었다는 말은 그 오래된 시간을 부를 수도 다시금 사용할 수도 없다는 말과 같습니다 누구도 편지를 부치지 않는 동안 건물은 헐리고 꽃밭이 줄고 습관은 습관이 되고 아무도 읽어주지 않거나 어딘가에서 분실되고 말지도 모를 편지를 쓰는 그 새벽에 새들이 울면 두 눈 가득 침이 고이던 시절 감히 만나자는 말을 적어넣고 풀치을 잃었습니다 편지지라는 말이 사라져버린 세계의 빈 봉투처럼 돌아볼 단편의 증거가 없다는 것은 접지 않았으니 펼쳐야 할 것도 봉하지 않았으니 열어야 할 세계가 없다는 말입니다 이병률 2020. 3. 22.
봄은 옵니다 봄은 옵니다 분명히 오겠지요 하얀 이 드러내며 환환 웃음들 마음껏 누릴 수 있는 자유의 봄이 분명 올 것입니다 볼 수 있음을 감사하지 않았고 들을 수 있음을 감사하지 않았고 말할 수 있음을 감사하지 않았고 누릴 수 있음을 감사하지 않ㅇ며 거저 주신 모든 것들을 우린 귀하게 여기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잠시 숨죽이며 자숙의 시간을 갖습니다 세상에는 귀하지 않은 것은 하나도 없음을 타인으로 인하여 내가 외롭지 않음을 혼자는 존립 할 수 없음을 내 욕심으로 무리수를 두리 않으며 타인들의 안녕을 위하여 자중하며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 가야겠습니다 타인이 있음으로 내가 있고 우리는 서로 존재하는 것입니다 지난 과오를 거울 삼아 두려움에 떨지 않는 지구촌이 될 수 있기를 서로서로 조심하며 가꾸어 가기로 해요 조진희 2020. 3. 21.
향기 향기 이 꽃 저꽃에서 나는 향기 보이지 않는데 참 좋다 저마다 이름에 걸맞는 향기 어쩌면 이리도 깊고 은은할 수 있는지 꽃같이 피고 지는 목숨의 나에게서는 지금 그 무슨 향기가 날까 정연복 2020. 3. 20.